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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모데우스 _ 유발하라리
    Personal Story/Book 2022. 4. 26.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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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12.25 in New York

     

    역사학의 가장 큰 목표는 우리가 평상시 고려하지 않는 가능성들을 인지시키는 것이다.
    역사학자들이 과거를 연구하는 것은 그것을 반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에서 해방되기 위해서이다.

     

     

    p37~39

    • 인간은 가진 것에 만족하는 법이 없다. 뭔가를 이루었을 때 인간이 보이는 가장 흔한 반응은 만족이 아니라 더 갈구하는 것이다. 인간은 항상 더 낫고 더 크고 더 맛있는 것을 찾는다.

     

    p58~63

    • 두 개의 튼튼한 기둥이 행복의 유리천장을 떠받치고 있는데, 하나는 심리적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생물학적인 것이다. 심리적 수준에서 보면, 행복은 객관적 조건보다 기대치에 달려 있다. 우리는 평화와 번영을 누릴 때 만족하지 않는다. 실제와 기대가 일치할 때 만족한다. 나쁜 소식은, 조건이 나아질수록 기대가 부풀어 오른다는 것이다. 최근 몇십 년 동안 인류가 겪은 것처럼 조건이 확 좋아지면,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기대치가 높아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성취하면 할수록 불만이 커질 것이다.

    • 탈진할 때까지 계속 페달을 누르는 쥐처럼, 돈 후안, 기업가, 게이머에게는 매일 새로운 한 방이 필요하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이번에도 조건에 따라 기대는 상승하고, 어제의 도전은 순식간에 오늘의 일상이 된다. 어쩌면 행복의 열쇠는 경기도 금메달도 아닌, 흥분과 평안의 황금 배합 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트레스와 따분함 사이를 오가며 이래도 불만, 저래도 불만인 상태로 살아간다.

     

    p70~73

    • 수천 년 역사는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격변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딱 하나의 상수가 있었는데, 바로 인류 그 자체이다. 우리의 도구와 제도는 성경시대와 전혀 다르지만, 마음의 심층구조는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성경, 공자의 책, 소포클레스와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p87~89

    •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자들이 읽을 줄 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처음에는 소수의 추종자들만 그의 예측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의 글을 읽었다. 하지만 그 사회주의 선동가들이 지지세력을 갖게 되고 힘을 얻자 자본주의자들은 초긴장했다. 그래서 그들도 <자본론>을 정독했고, 마르크스주의적 분석 도구와 통찰을 여럿 차용했다. 20세기에는 거리의 부랑자들부터 대통령까지 모든 사람이 경제학과 역사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접근방식을 포용했다.

    • 이것이 역사 지식의 역설이다. 행동을 바꾸지 못하는 지식은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행동을 바꾼 지식도 곧 용도 폐기된다. 우리가 데이터를 더 많이 보유할수록, 역사를 더 잘 이해할수록 역사는 그 경로를 빠르게 변경하고, 우리의 지식은 더 빨리 낡은 것이 된다.

     

    p91

    • 역사학의 가장 큰 목표는 우리가 평상시 고려하지 않는 가능성들을 인지시키는 것이다. 역사학자들이 과거를 연구하는 것은 그것을 반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에서 해방되기 위해서이다.

    • 우리는 모두 태어날 때부터 특정한 규범과 가치가 지배하고 독특한 정치, 경제 제도가 운영되는 역사적 현실에 놓인다. 그런 현실이 운명이고 필연이고 변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우리는 이 세계가 우연한 사건들의 연속으로 창조되었고, 역사가 우리의 기술, 정치, 사회뿐 아니라 우리의 생각, 두려움, 꿈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잊고 산다.

    • 역사 공부의 목표는 과거라는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우리를 지금 여기로 이끈 우연한 사건들의 연속을 관찰함으로써 우리는 생각과 꿈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깨닫고, 다른 생각과 다른 꿈을 품을 수 있다. 역사 공부는 우리에게 어떤 선택을 하라고 알려주지 않지만, 적어도 더 많은 선택의 여지를 제공한다.

     

    p99~103

    • 호모 사피엔스의 생명, 행복, 힘을 신성시하는 인본주의가 300년 동안 세상을 지배해왔다. 불멸, 행복, 신성을 얻으려는 시도는 인본주의가 품어온 오랜 이상의 논리적 결론일 뿐이다. 즉 오랫동안 냅킨 밑에 감춰둔 것을 꺼내 식탁 위에 펼쳐놓는 형국이다.

    • 당신이 추구하는 어떤 이상이 애초에 결함을 품고 있다면, 대개 그 이상의 실현 단계에 와서야 그러한 결함을 알게 된다.

    • 시간을 되짚어 호모 사피엔스가 누구이고, 인본주의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 종교가 되었으며, 왜 인본주의의 꿈을 이루려는 시도가 그 꿈을 해체할 수 있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단. 바로 이것이 이 책의 기본 얼개이다.

    • 후대에 와서 과거를 돌아보는 사람들은 파라오의 몰락과 신의 죽음을 모두 긍정적인 변화로 생각한다. 어쩌면 인본주의의 붕괴도 결국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이 본래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위대한 상수는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이다.

     

    p142

    • 농업혁명이 유신론적 종교를 탄생시킨 반면, 과학혁명은 신을 인간으로 대체한 인본주의 종교를 탄생시켰다. 유신론자들이 '테오스(신)'를 경배하는 반면, 인본주의자들은 인간을 경배한다. 자유주의, 공산주의, 나치즘 같은 인본주의 종교들의 창립이념은 호모 사피엔스는 특별하고 신성한 본질을 지니고 있으며 우주의 모든 의미와 권위가 거기서 나온다는 것이다.

     

    p153

    • 마음의 흐름을 구성하는 의식적 경험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모든 주관적 경험에는 기본적인 특징 두 가지가 있다. 바로 감각과 욕망이다. 로봇과 컴퓨터는 의식이 없다. 왜냐하면 수많은 능력을 갖추었지만 아무것도 느끼지 않고 아무것도 갈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p203~212

    • 사람들은 끊임없이 서로의 믿음을 강화하면서 자기 영속적인 고리를 만든다. 다른 모든 사람들이 믿는 것을 믿지 않을 수 없을 때까지 상호 확증을 거듭하며 의미의 그물망을 팽팽하게 만든다. 그런데 몇십 년, 몇백 년이 지나면 의미의 그물망이 풀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그물망이 만들어진다.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이런 의미의 그물망들이 생기고 풀리는 것을 지켜보고, 한 시대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였던 것이 후손에 이르러 완전히 무의미해진다는 것을 깨닫는 일이다.
    • 역사는 이런 식으로 전개된다. 사람들은 의미의 그물망을 짜고 그것을 진심으로 믿는다. 하지만 그 그물은 곧 풀리고, 되돌아보는 우리는 그런 헛소리를 어떻게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천국에 가기를 바라며 십자군 원정에 나선다는 것은 완전히 미친 짓처럼 들린다. 어쩌면 30년 전 사람들은 공산주의 낙원에 대한 믿음 때문에 핵 대학살을 불사할 생각까지 했을까? 그러므로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우리의 믿음도 백 년 뒤 우리 후손들에게는 똑같이 이해할 수 없는 소리로 들릴지도 모른다.

     

    p245~247

    • 인간의 협력 네트워크를 평가할 때 그 결과는 우리가 어떤 잣대와 세계관을 채택하느냐에 다라 달라진다. 파라오 시대의 이집트를 평가할 때 생산, 영양, 사회조화 중 어떤 측면을 볼 것인가? 귀족, 평범한 농부, 돼지와 악어 중 어디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역사는 단 하나의 내러티브가 아니라, 수천 개의 내러티브가 존재한다. 그중 하나를 선택할 때 우리는 나머지 내러티브들을 침묵시키는 선택을 하는 것이기도 하다.

    • 인간 네트워크의 역사를 검토할 때는, 이따금 멈춰서 실제 하는 실체의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어떤 실체가 실제 하는지 아닌지 어떻게 아느냐고? 아주 간단하다. "고통을 느낄 수 있는가?"라고 질문해보면 된다.

    • 허구는 나쁜 것이 아니다. 허구는 꼭 필요하다. 돈, 국가, 기업 같은 허구적 실체에 대한 널리 통용되는 이야기가 없다면 복잡한 인간사회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 똑같은 허구적 규칙들을 모두가 믿지 않으면 축구 경기를 할 수 없고, 허구 없이는 시장과 법원의 이점을 누릴 수 없다. 하지만 이야기는 단지 도구일 뿐이다. 이야기가 목표나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단지 허구임을 잊을 때 우리는 실제에 대한 감각을 잃게 되며, 그때 우리는 '기업을 위해 많은 돈을 벌려고' 또는 '국익을 보호하려고' 전쟁을 시작한다. 기업, 돈, 국가는 우리의 상상에만 존재한다. 우리는 우리를 도우라고 그것들을 발명했다. 그런데 왜 그것들을 위해 우리의 생명을 희생하는가?

     

    p248

    • 이야기는 인간사회의 토대이며 기둥이다. 역사가 전개됨에 따라 신, 국가, 기업에 대한 이야기들이 점점 힘을 길러 객관적 실재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위대한 신 소벡, 천명, 또는 성경을 믿음으로써 파이윰 호수, 만리장성, 샤르트르 대성당을 건설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런 이야기들을 맹신하다는 것은 인간의 노력이 실재하는 감응적 존재들의 삶을 더 낫게 하는 일보다 신과 국가 같은 허구적 실체들의 영광을 드높이는 데 집중된다는 뜻이었다.

     

    p275

    • 종교는 다른 무엇보다 질서에 관심이 있다. 종교의 목표는 사회구조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다. 한편 과학은 다른 무엇보다 힘에 관심이 있다. 과학의 목표는 연구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고 전쟁을 하고 식량을 생산하는 힘을 획득하는 것이다. 과학자와 성직자 개인이 다른 무엇보다 진리를 우선시할 수는 있겠지만, 집단적인 제도로서 과학과 종교는 진리보다 질서와 힘을 우선시한다. 그러므로 이 둘은 의외로 잘 어울리는 짝이다.

    • 따라서 근대사를 과학과 특정 종교, 즉 인본주의 사이의 계약 과정으로 보는 것이 훨씬 더 정확한 관점일 것이다. 근대 이후의 사회는 인본주의 교의를 믿고, 그 교의에 의문을 제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교의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과학을 이용한다. 21세기에 인본주의 교의가 순수한 과학이론으로 대체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과학과 인본주의 사이의 계약은 깨지고 그 자리에 매우 다른 종류의 계약이 들어설 것이다. 그것은 과학과 어떤 새로운 포스트 인본주의 종교 사이의 계약일 것이다.

     

    p280

    • 근대라는 계약은 이렇듯 인간에게 굉장한 유혹인 동시에 무지막지한 위험이다. 한 걸음만 내디디면 전능함을 거머쥘 수 있지만, 발밑에는 완전한 무의 심연이 입을 벌리고 있다. 실질적인 견지에서 보면, 근대 이후의 삶은 의미가 사라져버린 우주 안에서 끊임없이 힘을 추구하는 과정이다. 근대 이후 문화는 역사상 가장 위력적이고, 쉼 없이 조사하고 발명하고 발견하고 성장한다. 동시에 과거의 그 어떤 문화보다 큰 존재론적 불안에 시달린다.

     

    p301~305

    • 자본주의 세계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경제가 성장할 때만 개선된다. 이런 이유로 그들은 현재의 경제성장을 둔화시켜 미래의 생태적 위협을 줄이는 조치를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무척 멋진 생각이지만, 집세도 못 내는 사람들에게는 녹아내리는 만년설보다 자신들의 마이너스 통장이 훨씬 큰 걱정거리이다.

    • 지금껏 많은 것을 이루었음에도 우리는 언제나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이 생산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 현대사회는 불확실성과 혼란을 절대적으로 요구한다. 고정된 관계와 오래된 편견은 모조리 쓸려나가고, 새로운 구조는 공고해지기도 전에 낡은 것이 된다. 단단한 모든 것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런 혼돈의 세게에서 살기는 쉽지 않고, 심지어 그 세계를 통치하는 것은 더 어렵다.

    • 따라서 현대세계는 개인과 집단이 경주로 인한 긴장과 혼돈에도 불구하고 경주를 그만두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 현대 세계는 성장을 지고의 가치로 떠받들고, 우리는 그것을 위해 모든 희생과 위험을 감수한다. 집단 수준에서는 정부, 기업, 조직이 성장의 관점에서 성공을 평가하고, 평형 상태를 마치 악귀인 양 두려워하도록 부추긴다. 개인들에게는 소득과 삶의 척도를 끊임없이 높여야 한다고 세뇌한다. 현재의 조건에 꽤 만족한다 해도 당신은 더 많이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어제의 사치는 오늘의 필수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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