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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미래 _ 유현준Personal Story/Book 2022. 4. 27. 03:30728x90
몸집이 너무 커져서 뼈가 부러지면 새로운 재료의 뼈대가 필요하다.
목재에서 철근 콘크리트로 바뀌는 정도의 '사고의 혁명'이 필요하다. 특히 철학적, 종교적 개념의 혁신이 필요하다.
존엄사 같은 민감한 사안들도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필요가 있다.
백세 시대에 맞는 결혼과 출산의 새로운 제도와 정의도 생각해 봐야 한다.
공간적으로는 새로운 집, 새로운 업무 환경, 새로운 학교, 새로운 상업 시설, 새로운 도시 공간 구조가 필요해 보인다.
전염병에 강하면서도 사회 계층 간의 양극화를 줄이고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공간 구조가 절실한 상황이다.p8
- 관계는 사람 간의 거리를 결정한다. 그리고 사람 간의 거리는 공간의 밀도를 결정한다. 공간의 밀도는 그 공간 내 사회적 관계를 결정한다. 사람 간의 간격이 바뀌자 사람 간의 관계가 바뀌었고, 사람 간의 관계가 바뀌자 사회도 바뀌고 있다.
p26
- 침대는 공간적으로 하루 8시간만 사용하지만 자리는 24시간 차지하는 장치다. 침대는 공간을 낭비하는 '공간적 사치'다.
p75
- 시선이 모이는 곳에 권력이 생겨난다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시선을 많이 받는 사람은 미디어에 노출되는 사람들이다. 시대가 바뀌고 기술이 바뀌면 플랫폼은 바뀌지만 시선이 모이는 곳에 권력이 만들어진다는 법칙은 그대로 유지된다.
p78
- 사람은 시공간을 함께 보내면 공동체 의식이 자라난다.
- 일반적으로 권력은 예식과 규율을 강조한다. 예식과 규율이라는 것은 근본적으로는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주는 것이다.
p79
- 무엇이든 낭비를 할 때 권력자가 된다. 풍성한 옷은 옷감을 낭비한 디자인이다. 그만큼 부와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형식과 본질은 구분되어서 이해돼야 한다.
p80
- 각종 예식, 등교, 출근, 예배 참석 같은 복잡한 행위들의 중심 원리는 '자유의 억제'다. 권력은 누군가의 행동의 자유를 억제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질 때 강화된다. 그리고 그 시스템은 권력의 구조에 새롭게 진입한 사람들을 의심의 여지없이 순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p86
- 코로나는 우리에게 좀 더 본질적인 질문을 하라고 도전하고 있다. 종교는 무엇인가? 학교는 무엇인가? 회사는 무엇인가? 종교는 본질적으로 인간과 신의 관계에 대한 물음과 사유가 중심에 있다. 오히려 코로나는 종교가 더 본질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p182
- '우리의 문제는 주민들의 나쁜 마음'이라고 하는 순간 대결이 되고 싸우면서 문제 해결은 더 어려워진다. 우리 사회의 문제는 공원의 분포가 문제였고, 아파트 단지 내 정원을 개방하면 공원의 분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아파트 정원을 개방시키기 위해 집집마다 마당 같은 발코니를 만들어 주면 되는 것이다. 개별 세대의 발코니가 우리 사회 문제 해결의 첫 단추일 수 있다.
p188
- 기술은 발전할수록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진다. 지상을 다니던 전차는 지하로 들어가서 지하철이 되었다. 휴대폰의 키패드도 스마트폰이 되면서 화면 속으로 사라졌다. 호텔에 가면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 호텔 지원들만 다니는 복도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배치되어 있다. 건축은 발전할수록 서비스 기능들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숨겨진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의 도시에는 도로 위에서 물건을 운송하는 트럭과 사람이 혼재하고 있다.
공간 소비 vs 물건 소비
- 코로나 시대에 명품 소비로 백화점 매출이 올라갔는데 이런 현상은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니 면세점에 갈 수 없고 백화점에서 구매해야 했다. 해외여행을 못 가는 스트레스를 명품 소비로 해소한 부분도 있다. 공간을 소비하지 못하면 물건을 소비하게 된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노출하는 것이 자신을 과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물건 소비 대신 공간을 소비하는 것이 코로나 이전의 소비 패턴이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공간을 소비하지 못하게 되니 다시 물건 소비로 돌아가게 됐다.
p253
- 줄 서서 들어가는 맛집에 사람들이 더 모이는 이유는 뭘까? 모든 사람은 태어남과 동시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길수록 공간적인 자유는 늘어난다. 하지만 시간은 누구에게나 제한적이다. 돈은 부족해도 시간이 많은 사람은 그 시간을 사용해 특별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진으로 인터넷 SNS 공간에 회장님은 만들 수 없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
p254
- 특별한 공간 체험은 그대로 사진으로 남아서 나의 SNS 공간을 꾸미는 특별한 디지털 벽돌이 된다. 그런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상업 시설은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
p271
- 21세기 소작농 : 월세
- 월세로 사는 것은 내 부동산 자산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내 노동의 대가가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대신 그 돈은 부동산을 소유한 누군가의 자산으로 축적된다. 월세는 21세기에 존재하는 새로운 형태의 소작농이다.
p279
- 빈부격차가 커질수록 자본가는 자본의 집중을 얻게 되고, 정치가는 집을 소유할 수 없어서 임대 주택을 구걸하는 표밭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돈은 권력이다. 따라서 부동산 자산은 권력이다. 부동산이 정부나 대자본가에 집중되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이 나누어서 소유할 수 있는 사회가 더 정의로운 사회다.
- 내 아이를 위해서 거대 권력을 가진 정치가나 기업가가 착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부동산 자산이 나누어진 사회를 만들어 물려주고 싶다.
p297
-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 이상은 아파트에 살고 있고, 아파트 디자인도 거의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내 집이나 친구 집이나 다 똑같다 보니 내 집의 가치 판단 기준이 집값밖에 남지 않는다. 획일화가 되면 가치 판단의 기준은 정량화된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집값, 성적, 연봉, 키, 체중 같은 정량화된 지표로 사람들을 평가한다.
- 프랑스 같은 경우에는 중산층의 기준이 나만의 독특한 맛을 낼 줄 아는 요리를 할 수 있다, 즐기는 스포츠가 있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다, 외국어를 할 수 있다 같은 정성적 기준들이다. 이렇게 가치관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라이프 스타일이 전체주의적이라 부를 만큼 획일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량적 가치관으로 행복을 측정하는 나라에서는 극소수의 사람만이 행복할 수 있다.
p300
- 불규칙 정도를 말하는 프랙털 지수
- 하얀 종이와 같은 완전한 규칙의 상태 : 프랙털 지수 1
- 완전히 검은색 바탕 : 2
- 인간이 아름다움을 느끼는 수준 : 1.4 - 완전한 규칙도 아니고 완전한 불규칙도 아닌 적당한 불규칙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p322
- 아시아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가고 싶어 한다면, 베네치아의 사람들이 반대로 비행기를 타고 신안에 오고 싶게 만들 수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p340
- 상대방이 이익이 되면 내가 피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의 프레임은 정치가들이 세상을 보는 프레임이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창조적인 해결책을 만드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이 사회는 윈윈 할 수 있다.
p344
- 처음에는 게임을 하는 아들을 보면서 쉴 때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지 왜 게임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에게는 메이플 스토리의 게임 배경 화면이 고향이기 때문이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스크린 속 게임 공간이 그에게는 내가 어려서 뛰놀던 골목길과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어렵지 않은 메이플 스토리 게임을 하면서 움직이는 배경 화면을 보는 것은 아들에게는 움직이는 풍경을 보는 산책과 마찬가지였다.
- 스마트폰과 게임 같은 가상공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가상공간은 어른 세대와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이처럼 개인의 경험은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을 만든다. 그리고 그 기준은 미래를 만든다.
- 인류 문명의 역사는 시공간 확장의 역사다. 기차를 발명해서 내가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확장했고, 전화기 발명으로 내가 의사소통할 수 있는 공간의 영역을 확장했다.
p351
- 몸집이 너무 커져서 뼈가 부러지면 새로운 재료의 뼈대가 필요하다. 목재에서 철근 콘크리트로 바뀌는 정도의 '사고의 혁명'이 필요하다. 특히 철학적, 종교적 개념의 혁신이 필요하다. 존엄사 같은 민감한 사안들도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필요가 있다. 백세 시대에 맞는 결혼과 출산의 새로운 제도와 정의도 생각해 봐야 한다. 공간적으로는 새로운 집, 새로운 업무 환경, 새로운 학교, 새로운 상업 시설, 새로운 도시 공간 구조가 필요해 보인다. 전염병에 강하면서도 사회 계층 간의 양극화를 줄이고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공간 구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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